[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지난 7일 오후 3시 기준 한 시간 평균으로 전력 총수요가 전력 수급 역사상 처음으로 100GW(기가와트)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폭염에 따른 냉방기 사용이외도 반도체, 데이터 산업 등이 고도화하면서 전력수요가 급격히 팽창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9일 전력거래소 전력정보 중 '시간별 태양광 추계통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2∼3시 한 시간 평균 전력 총수요 추계는 100.571GW로 나타났다.
해당 추계에서는 전력거래소의 전력시장 내 수요와 함께 태양광 발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전 직접구매계약(PPA), 소규모 자가용 태양광발전 등 전력시장 외 수요를 모두 합했다. 이 가운데 태양광 출력은 14.205GW로 추계돼 총수요 중 태양광 비중은 14.1%에 달했다.
앞서 전력거래소는 지난 7일 오후 5시 최대전력 수요가 93.615GW로 나타나 역대 여름철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력시장 내 수요만을 집계한 것으로, 여기에 한전 PPA와 자가용 태양광 발전 등 전력시장 외 수요를 더하자 총수요 추계가 7GW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태양광 출력 비중 역시 전력시장 내에서는 4.4%(3.958GW)였지만, 전력시장 외 수요를 더하자 14.1%(14.205GW)로 뛰어올랐다.
태양광 발전의 경우 소규모 자가용 태양광 발전, 한전 PPA 등 전력시장 외 수요가 전력시장 내 수요를 압도하는 모습이다. 다만 전력거래소는 100GW를 초과한 전력총수요를 놓고 공식 집계가 아닌 추계치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력시장 외에서 거래되는 자가용 태양광 발전 등의 정확한 출력량을 집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예측 오차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전력거래소는 전력 당국이 6월 15일∼9월 15일 운영 중인 여름철 대책 기간이 끝나면 총수요에 대한 세부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다.
추계치임에도 불구하고 한 시간 평균 최대전력 총수요가 100GW를 초과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반도체, 데이터 산업 등이 고도화하면서 전력수요가 급격히 팽창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다.
그간 전력시장 외 태양광 발전 등의 수요를 더해도 최대전력 총수요가 100GW에 도달했던 적은 없었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 발전이 미미했던 2007년 7월 최대전력은 57.913GW에 불과했다. 불과 16년 만에 최대전력 총수요가 2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력 당국 역시 태양광 출력 증가 추세를 반영한 전력 총수요를 면밀히 분석, '최대전력 100GW 시대'에 대비한 송·배전망 확충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태양광 출력의 증가는 하루 중 최대전력 수요 시간대 예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전력거래소는 전력시장 내 수요에 기반해 지난 7일 오후 5시에 최대전력 수요 93.615GW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력시장 외 수요를 반영한 실제 총수요 최대전력 추계치는 이보다 2시간 앞선 오후 3시였다. 실제로 전력 사용량이 가장 높았던 시간대는 오후 5시가 아닌 오후 3시였다는 뜻이다.
이는 태양광 출력이 좋은 오후 2∼3시 사이에 태양광 출력을 사용하게 되면 원자력과 화력 등 다른 발전원의 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전력시장 내 수요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착시효과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